[요즘] 왓챠에서 뭐보지? (1) 산나물 처녀 (스포일러 대량 첨가!)
# 미나리 이후 윤여정 배우가 나온 작품들을 몇 편 달아서 보게 되었다. '디어 마이 프렌즈' 같은 것. 영화 [화녀] 같은 여정쌤 젊은 시절 영화들이 독립극장 곳곳(아리랑시네센터, KU시네마테크, 다락스페이스 등) 에서 상영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평일 오전이나 낮이어서 도무지 볼 수가 없는데, 아직 주말 시간표가 안 뜬 것 같아서 기다려 볼 예정!
사족: 요즘 지그재그에서 휴먼 윤여정체로도 빵빵 터지는 윤여정 배우의 레전드가 어디까지 펼쳐질지 너무 궁금하다.
# 그 중에 신선한 느낌으로 재미있었던 영화가 바로 [산나물 처녀]
2016년 작품이고 러닝 타임이 29분 밖에 되지 않는 단편 영화다. 울주 산악 영화제 작품으로 기획된 것 같다.
# 첫 장면부터 골 때린다. 윤여정 선생님이 순심이로 나온다. 저 먼 행성에 남자 품귀 현상이 일어나서, 짝을 찾기위해 지구를 오게 된 순심. 순심은 순백색의 옷을 걸치고, 화관을 두르고, 둥그런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등장한다. 이미 첫 씬 부터 영화가 안드로메다에서 시작한다. 그냥 그런 순심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영화는 계속 재미있다.
# 순심은 남자를 찾다가 달래(정유미 배우)를 만난다. 순심이는 영어, 일본어로 소통을 시도하지만 달래가 한국말만 할 줄 알아서 이후 대화는 쭉 한국말로 진행된다. 사실은 순심이도 한국말 밖에 못했던 것. 흔히 이문화끼리 충돌할 때 자동 번역기나, 번역 패치를 써버리는데, 이 둘은 자연스럽게 (?) 한국어 화자다.
# 순심과 달래는 나물을 캐게 된다. 그러다가 사슴탈을 쓴 사람이지만 영화에서는 사슴으로 간주되는 어떤 생명체를 만나게 된다. 허접한 활을 든 나무꾼이 사슴을 추격하는 것을 텐트 안으로 숨겨준다. '사슴은 못봤어요' 하고 둘러대는데 또 한 번 빵 터짐. 하긴 사슴이 아닐 수도 있지 그건.
# 사슴은 순심과 달래의 소원을 들어준다한다. 둘 모두 짝을 만나길 원했는데, 사슴이 권해준 방법은 홍제천에 가서 목욕하는 남자들을 잡아두라는 것. 둘 중에 누가 누구 짝인지 아는 방법은? 데덴찌로 정하세요!!!!
# 정말 정직하게 내부순환로를 타고 홍제천에 이르면, 찰스 역(정다원 본업 감독 겸업 배우)과 리차드(안재홍 배우)가 있다. 그리고 순심과 달래는 정말 데덴찌로 한 명 씩 짝을 얻어서 간다
# 함께 나물을 캐고, 소주를 마시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그들. 아무튼 당연한 수순(?)으로 사슴은 사냥꾼에게 사냥당해버리고, 사슴의 축복인 서로의 반려자로 보이는 콩깍지 매직이 풀리기 직전이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떤식으로 끝나게 될까?
# 여튼 당연함과 뻔뻔함, 의문의 명배우, 명연기 잔치인 이 단편 영화를 더 재미나게 보려면 딱 술 한 캔만 있으면 된다. 보는 내내 빵빵 터짐.
#찬실이는 복도 많지도 조만간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