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 앤 몬스터즈를 봤다. 아래는 기억에 의존해 영화 내용을 복기해본 것.
#포스트 아포칼립스 로드 무비 #귀여움 #ET류 괴물등장 애 #성장캐릭터 #강아지
#. 영화의 시작점은 어수선하고, 클리셰로 가득차있다. 행성충돌이후 이상 반응으로 지구의 파충류, 도마뱀, 물고기 등의 모든 생명체가 거대화와 변종을 겪었고, 그로인해 인류 기준의 아포칼립스가 와버렸다. 소심한 주인공 소년은 사랑하는 모두를 잃었다. 재앙이 닥쳐온 제로그라운드인 도시에서 유일한 생존자처럼 불리우던 소년은 벙커에서 7년 간 동료들과 지낸다. 그무렵 못 다 이룬 풋풋한 첫사랑과는 헤어졌는데, 벙커 간의 끈질긴 무전 통신을 통해 소녀가 있는 벙커를 알아낸다.
#. 지상은 괴수가 되어버린 생명체들이 날뛰며, 소년이 거주하는 벙커 또한 점점 더 위험해진다. 그 와중에 벙커의 모두가 짝이 있건만 소년에게는 무전기 너머의 소녀 목소리 외엔 의존할 곳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 픽사적인 공식이 갑자기 생각난다. 주인공의 일상을 묘사한 후 '그러던 어느 날'하고 반전이 나와줘야 제맛이다.
#. 소년의 벙커가 털리게 되고, 모든 벙커의 일원이 무장을 하며 괴수들에게 맞서지만 소년은 두려움에 떨며 코 앞까지 다가온 괴물조차 쏘지 못하고 동료에게 의존해서 위기를 넘긴다. 그런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주친 몬스터를 그림으로 그려서 도감으로 만드는 것!
#. 하소연을 위해 하나 뿐인 소녀에게 무전을 걸어보지만, 무전기가 뚝 끊어져버린다. 그 쪽 벙커의 다급한 상황을 감지한 소년은 더 이상은 이렇게 숨어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130km 정도되는 지상의 거리를 모험해 소녀의 벙커로 가기로 마음먹는다.
#. 이 영화는 소년이 벙커 위로 나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진다. 오즈의 마법사 같기도 한 소년의 여정이 전개된다.(대체로 여정길에 누군가를 만나서 무언가-지식 혹은 아이템-을 얻는 공식은 너무나 친숙하다) 빈 캠핑카 안에서 주인을 잃은 강아지 Boy를 만나서, 개구리 모양 괴수에 대응하며 첫 걸음을 함께 한다. 용맹한 Boy는 용기와 우정, 귀여움과 대단함을 보여주는 짱짱도기다. 아무튼 폐가에 숨어 있는 개구리부터 약간 무섭지 않다. ㅋㅋㅋ 스릴 없엉 ㅋㅋ 이미 Boy가 너무 잘 해결할 것 같은 난이도의 생명체.
#. 그렇게 둘은 아슬 아슬 도망가며 보내다가, 모두의 아버지(!)로 거듭난 욘두옹과 어린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이미 지상 여행에 도가 튼 베테랑 생존자들이었다. 소년이 필요한 모든 지혜는 욘두옹과 어린 소녀를 통해 전수 받게 된다. 가령 캠핑을 할 때는 배를 불리거나, 수면을 취하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한다거나, 괴수들의 종류에 맞는 대응법 같은 것. 그리고 괴수가 악한 생명체인지 그렇지 않은지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눈을 보렴, 눈을 보면 알 수 있단다.'
#. 마침내 욘두옹과 소녀, 소년과 보이는 갈림길에서 헤어지게 된다. 욘두옹과 소녀는 높은 산 꼭대기로 이동하면 괴수들도 기후로 인해 접근이 어려울 것이라며 거기로 같이 가자고 하지만 소년은 첫사랑을 위해 가던 길 가기로 한다.
#. 욘두옹이 예고한 모든 종류의 괴수를 만나고, 물리치며 성장해나가는 소년. 솔직히 욘두옹 조언이 거의 치트키급이고, 보이의 존재는 백만 로보트와 첨단 무기 보다 든든하다. 그리고 길에서 안드로이드 로봇, 작동하는 메이비스(MAVIS)를 만나게 된다. 양철로보트 같은건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울컥한 장면 중인 하나가 펼쳐진다. 영화 러닝 타임 기준으로 1시간 쯤 지났을 때. 친숙한 노래 Stand by me가 울려퍼진다. When the night has come And the land is dark And the moon is the only Light ~ 에서 뚝 끊긴다. 몹시 적막하고, 소년에 곁에는 다시 보이 뿐이다. 부모님도, 소녀도 없이. 노래 뒷 소절 Stand by me ~ darling darling 부분은 나오지도 않고, 쓸쓸한 정서와 밤은 함께 깊어간다.
#. 아무튼 메이비스 배터리가 다 되어서 노래를 들을 길이 없는 둘은 다시 아침에 여정에 오른다. 그리고 욘두가 예고한(?) 퀸! 을 드디어 조우하게 된다. 악명 높은 몬스터를 격퇴하며 Boy가 소년을 궁지로 몰아넣게 되고, 빡친 소년은 버럭버럭 성을 낸다. (보이한테 왜 이러시는거에요?) 아무튼 보이도 저 성깔 받아주고 싶지는 않은지 멀리 도망가게 되고 소년은 홀로 걷다가 민달팽이 같은 거에 물려선 독에 중독된다.
#. 또 다시 욘두옹이 알려준 해독식물을 씹어삼키며 위기를 모면한 소년.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이다. 바로 그가 고대해마지않던 소녀의 집단이 있는 은신처로 무사히 도착한 것이다!!!!!!
#. 희열과 감동,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 옛사랑의 조우. 온갖 감정이 솟구치지만, 소녀의 상황은 아수라장이었다. 수많은 노인들을 책임지며 바깥일, 집안일을 다 돌보던 소녀. 때마침 해군에서 활약하던 (딱 봐도 햄식이 카피캐릭터 같은 호주 군인)이 등장해서 그 집단을 꼬드기고 있었던 것.
#. 졸지에 소년은 뒷전이 되고 모든 어르신들과 소녀는 술과 먹을 것을 싸들고 와서 바다에서의 새 삶을 노래하는 햄식이 짝퉁에게 푹 빠지게 된다. 하지만 햄식짝퉁이 소년에게 권한 과일은 보이가 먹지 말라고 말렸던 과일!!!! 그제서야 소년은 각성하게 되고, 햄식에게 음모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소녀에게도 정신차릴 것을 촉구하며 감정이 격해지는데, 아니나다를까 햄식이가 빤찌로 KO시켜버리고, 또 다시 눈을 떠보니 어디엔가 묶여있는 소년.
#. 알고봤더니 햄식이는 해적이었다. ㅋㅋ. 동력이 꺼져버린 요트를 게 모양의 괴물을 전기충격기로 조련해가면서 해안가를 따라가며 잔류한 집단들을 털어먹는 해적이었던 것이다. (놀랍지도 않음)
#. 그리고 몇몇 육탄전과 볼만한 액션 격돌! 쿠쿠쿠과과광!!! 소년은 예전의 그 쫄보가 아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위기의 상황에 보이가 나타나서 그를 돕는다. 마침내 게 장군과 1대1 매치 상황에 돌입하게 되었고, 게의 입 부분이 약점인걸 알아내고, 약점 쪽으로 무기를 겨누는 소년. 그 순간 욘두옹의 조언이 떠오른다.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게장군의 눈을 봤더니 세상 슬프고 무해해보이는 눈이었고, 게장군을 억압하던 전기충격기와 연결된 쇠스랑을 끊어주기로 결심한다!!!!!
#. 결과는 해피엔딩! 게장군은 쇠사슬을 끊고, 그를 못살게 군 햄식 일행과 보트를 게박살(ㅎ) 내러 간다.
#. 그리고 소년은 다시 자기의 집단으로 돌아간다. 그곳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기에, 욘두옹이 말해준 산꼭대기로 함께 가자고 할 셈이다. 소년이 정성스레 그린 도감은 소녀에게로 전해지고 둘은 각각의 집단을 데리고 다시 긴 여정을 시작한다.
#. 너무 귀엽고 나이브한 스토리였다. 나에게도 보이와 같은 충실하고 용맹하고 귀여운 강아지를 달라. 나에게도 욘두 같은 아버지를 달라. 그리고 나에게도 그림 실력과, 못 잊어서 죽어버릴 것만 같은 첫사랑도 달라. 그럼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저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건 아니고. 아무튼.
#. 총체적으로 몬스터들마저도 귀엽다. ET랑 너무나 비슷한 갬숭. 여튼 지상의 싱그러운 풀잎향이, 불어오는 바람 한 조각이, 발 밑에 폭신하게 밟히는 흙이 반갑다는 점에서. 코로나로 인해 반쯤은 벙커스러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수많은 지구인들에게 와닿을 여지도 컸던 것 같다.
#. 내가 계속 소년 소년 하던 배우가 딜런 오브라이언이었구나. 제시카 헨윅 배우가 넘 매력적이고, 보이는 더 매력적.
#.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러브 앤 몬스터즈 2편이 너무 나올 것 같다. 속편 앞부분 이미 보여준거 아니냐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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